반응형 책 읽기, 글 쓰기8 나는 번역가예요, 아줌마이기 이전에... 라디오를 듣는 일이 거의 없다. 5년 전에 국카스텐이 출연한다고 해서 들은 (이하 )가 가장 최근에 자발적으로 들은 라디오방송이다. 그전에는 아마도 대학생 때 들은 가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 그런데 공교롭게 다시 들은 라디오 프로가 이었다. 어느날 그곳에서 내 글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 모 출판사 편집장님에게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 내게 메일을 보내고 퇴근하는데 〈배캠〉에서 내 책에 실린 「하루키의 고민상담소」가 나와, 놀랍고 신기하고 반가워서 얼떨결에 전화를 하셨단다. 내 이름과 책 제목은 나오지 않았지만, 분명 내 책의 에피소드였다고 했다. 이게 웬 영광이야, 하며 '다시 듣기'가 올라왔을 때 얼른 들어보았다. 기쁨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화가 났다. 엄청나게. 내 글은 내 글인데.. 2024. 2. 8. 도올 김용옥이 저술가로서 오래 살아남는 방법 [도올 김용옥은] 또한 저술가의 경영학적 모델로도 흥미로운 사례다. 무엇보다도 그가 다른 저술가들과 가장 구별되는 것은 자기만의 '저술-출판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이다. 연구를 하고, 그 성과를 책으로 쓰고, 통나무라는 전속 출판사에서 책을 낸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방송에서 강의한다. ... 그의 이러한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의 강점으로 먼저 꼽아볼 수 있는 것은 독자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강력한 문체'다. 도올은 전형적인 '몰아 쓰기'에 '일필휘지' 스타일이다. 시작부터 끝가지 거의 한꺼번에 써내려가기 때문에 호흡이 쭉 이어지고, 글의 흡입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는다. 물론 집필전에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지만 일단 집필에 들어가면 일사천리로 구성이며 목차를 처리한다고 한다. .. 2024. 1. 26. 심청이 아버지는 왜 잔치가 끝날 때 왔을까? 똑같은 농담(스토리)이라도 어떤 사람이 하면 재미있는데 다른 사람이 하면 따분하다. 왜 그럴까? 말하는요령(스토리텔링)의 문제다. ... 어떻게 하면 노련한 '이야기꾼'이 될 수 있을까? (1) 자연스럽게 배치한다 2시간짜리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대강 1시간 45분쯤이 클라이맥스일 거라고 짐작한다. 다큐멘터리 영화도 그렇다. 400쪽짜리 소설을 펼칠 때에는 350쪽 부근이 절정일 거라고 기대한다. ... 우리는 처음 만난 상대의 눈, 코, 입의 위치와 크기와 상대적인 비례를 따져본 뒤 '저 사람 잘생겼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소설도 마찬가지다. 뜸을 너무 오래 들이네, 군더더기가 너무 많네, 뒷심이 부족하네, 왜 이렇게 갑자기 끝나나, 하는 반응은 이야기의 길이와 배치에 대한 불만에서.. 2022. 10. 5. 언젠가 그리워질 공간을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몇 해 전에는 제가 일곱 살이 되던 무렵까지 네 식구가 살았던 바깥채 건물을 밀어냈습니다. 낡다 못해 삭아가던 건물을 밀어내고 마당을 더 넓게 내는 쪽을 택했지요. 좋은 기억도 좋지 않은 기억도 , 어쨌든 저의 첫 기억들이 모두 그 방에 있었습니다. 뒷산에서 뛰어놀다 옻나무를 만져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돋은 나를 엄마가 달래주던 것, 그때 친정에 온 막내 고모가 울고 있는 나를 문지방에 선 채로 안아주었던 기억. 도시에서 온 고모의 옷자락에서 나던 장미향 같은 화장품 냄새. 무슨 일인가로 취해서 들어온 아빠가 세숫대야를 마당으로 집어던진 기억 (아빠가 잘못했네요). 어른들이 밭일 나간 오후면 강아지 '방울이'를 방으로 데려와서 해가 저물도록 같이 놀았던 기억.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가 왜 자꾸 개를 방.. 2022. 9. 29. 블로그 방문자 수 늘리는 방법 막상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초기에는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심심했어요. ... 일일 방문자 수가 평균 30명 정도 였는데, 이러다 힘 빠져서 문 닫는 거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지요. 열심히 해도 성과가 보이지 않으니 묘책을 찾아야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블로그 방문자 수 늘리는 법'을 검색해 봤어요. 인기 검색어로 태그를 달아 트래픽을 유도하는 법, 제목으로 낚시하는 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더군요. 그 중 가장 믿음이 가는 충고 하나를 발견했어요. 바로, 매일 꾸준히 글을 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구나. 블로그도 부지런해야 잘 되는구나'' 그래서 2011년 이후 아침마다 한 편씩 글을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거짓말처럼 방문자 수가 늘더군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가는 거예요. 하루 방문객 30명 꼴이었는데.. 2022. 9. 4. 만년필을 쓴다고? 굳이? 만년필에는 '굳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사실 뭔가 쓰려고 할 때 손에 집히는 필기구를 아무거나 집어 쓰면 그만이다. 이럴 때 볼펜이나 사인펜은 고장 날 일도 없고 잉크를 넣을 필요도 없어 간편하다. 이 편한 걸 눈 앞에 두고도 매번 컨버터에 잉크를 넣어줘야 하고, 잉크가 마르거나 터져버려 곤란해지기도 하는 만년필을 가지고 다니는 건 굳이 안해도 되는 귀찮은 일을 하기로 결심하는 일이기도 하다. ... 그러나 돌이켜 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대부분 비효율적인 시간들에 있다. 빨리 할 수 있는데도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한 것들, 이를테면 전화로 할 말을 느릿느릿 손편지로 쓴다던지, 파워포인트 기본 기능으로 빨리 만들 수 있는 자료를 굳이 손으로 그리고 써서 만든다든지 하는 것들, 그리고 이런 비효율적.. 2022. 8. 27.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