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JuanJo's Curiosity
반응형

프랑스4

고양이에 대한 프랑스 철학자의 단상 고양이 물루[Le Chat Mouloud] 짐승들의 세계는 침묵과 도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짐승들이 가만히 엎드려 있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때 그들은 대자연과 다시 접촉하면서 자연 속에 푸근히 몸을 맡기는 보상으로 자신들을 살찌우는 정기를 얻는 것이다. 그들의 휴식은 우리의 노동만큼이나 골똘한 것이다. 그들의 잠은 우리의 첫사랑만큼이나 믿음 가득한 것이다. ... 황혼녁, 대낮의 그 마지막 힘이 다해 가는 저 고통의 시작이면 나는 내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하여 고양이를 내 곁으로 부르곤 했다. 그 불안감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 있으랴? 「나를 진정시켜 다오」 하고 나는 그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밤이 다가온다. 밤과 더불어 내게 낮익은 유령들이 깨어 일어난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 세 .. 2022. 9. 8.
양복에 흰 양말을... 작가 카뮈는 패션 테러리스트?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총아, 행동하는 지성, 출간 즉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소설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나의 롤모델이다. 1957년 44세의 카뮈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한림원의 설명처럼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라서... 는 아니고(감히 언감생심), 카뮈 전기에서 우연히 읽은 한 대목에 반해 그를 마음 속 패션 구루로 모시게 되었다. 나를 감동케 한 대목은 이랬다. 어머니가 결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묻자 카뮈는 하얀 양말 한 다스라고 대답했다. 당시 카뮈는 흰 양말만 신고 다녔다. _ 허버드 R. 로드먼, 『카뮈, 지상의 인간』 인생 최초의 인륜대사를 앞둔 스물한 살 카뮈의 선택은 양말이었다! 이태리제 고급 원단으로 재단한 맞춤 양복 한.. 2022. 8. 29.
바쁜 당신... 언제 책을 읽을 것인가? 언제 책을 읽을 것인가? 이건 중차대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누구나 떠안고 있는 만인의 고민이기도 하다. 책 읽을 시간이 고민이라면 그만큼 책 읽을 마음이 없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이들도, 학생들도, 어른들도. 다들 살아가는 일에 치여 책 읽을 짬이 없다. 생활은 독서를 가록막는 끝없는 장애물이다. "책이요? 읽고야 싶지요. 하지만 직장 다니랴, 아이들 챙기랴, 집안일 하랴, 도무지 짬이 나질 않으니....." "당신은 책 읽을 여유라도 있으니 좋겠군요!" 그런데 어째서 어떤 여자는 일하고, 장보고, 아이들 키우고, 운전하고, 남자를 셋이나 사귀고, 치과에 다니고, 다음 주면 이사를 가야 하는 와중에도 틈틈히 책 읽을 시간이 나는데, 어째서 어떤 남자는 단.. 2022. 8. 24.
책 읽기를 통한 소통 그런가 하면 때론 또 다른 종류의 충격에 말문을 읽기도 한다. 날 이렇게 뒤흔들어 놓은 책이 어째서 이제껏 세상의 흐름을 조금도 바꿔놓지 못했던가? 도스토옙스키가 『악령』을 쓴 지가 언젠데 이렇게 우리들의 세기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예전 모습 그래로란 말인가? 인간이 이미 한참 전 표트르 베르호벤스키와 같은 인물을 상상했음에도 폴 포트 같은 작자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체호프가 『사할린 섬』을 썼음에도, 끔직한 집단 수용소는 또 어떻게 생긴걸까? ... 책은 우리의 의식을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몰라도 악화일로로 치닫는 세상을 그대로 방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침묵한다. 물론 문화의 힘을 침이 마르도록 강변하는 몇몇 언변가는.. 2022. 8. 2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