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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anJo's Curio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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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4

고구려 사람들이 백자를 썼다고? - 미술사 전공자의 수난 동료의 집에 처음 놀러 간 날, 갑자기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동료가 나를 가리키며 "이 언니는 도자사를 전공했어" 하고 소개하자마자, 그의 아버지가 반색을 하며 안방에서 조그만 항아리 하나를 꺼내 오셨다. 그러고는 아주 신이 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도자기를 공부했으면, 이게 언제 만들어졌는지도 알아요? 이 항아리는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우리 어머니 방에 놓여 있었던 거라고." 둥글납작한 형태에, 항아리 어깨에는 팬지처럼 생긴 파란 꽃이 그려진 백자였다. 20세기 전반에 무척 많이 만들어진 디자인이라, 지금도 골동품상을 지나다 보면 선반에 하나씩은 올려져 있는 비교적 흔한 물건이다. 물끄러미 항아리를 바라보고 있는 내게 재차 질문이 쏟아졌다. "어때요, 만약에 판다면 얼마 정도 받을 수 있.. 2024. 2. 17.
그림[회화]을 감상하는 네 가지 방법 그림을 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 먼저 그림이 어떤 목적에 쓰였는지를 물을 수 있다. 생동감과 박진감이 넘치는 들소의 그림은 만 오천년전 스페인의 한 동굴 천장에 그려진 것이다. ... 우리의 동굴 화가는 동굴 안에다 들소의 모습을 잡아두면 진짜 들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을지 모른다. [아래 그림은 나사로가] 소생하는 이야기를 더 없이 명료하게 묘사한다. '손발은 베로 묶여 있었'던 나사로가 무덤 밖으로 걸어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자주색 옷을 입은 예수는 그윽한 손길로 나사로를 부른다. 기적을 보기 위해 '둘러선 사람들' 중 깜짝 놀란 표정으로 한 손을 올리는 사람도 보인다. ... 나사로의 일화를 아는 사람들은 그림의 주제를 쉽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그림은 교회 장식의 일부분이.. 2024. 1. 24.
내 평생 발굴에서 안 나와야 할 유물이 나왔다 경주 천마총 천마도 장니(천마도) 발굴기 구술: 김정기 - 전 국립박물관 고고과장, 한림대 교수 천마총에서는 '천마도장니'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도 직접 발굴하셨습니까? 김정기: 그건 나 혼자서는 못하죠. 그때는 나와 네 사람이 같이 발굴했는데 만약 혼자 발굴했으면 다 깨 버렸겠지요. 그때 이야기를 일본 책에 썼을 거야. 내 평생 발굴에서 안나와야 할 유물이 나왔다고 한탄했던 것은 '천마도장니*'뿐이었어요. * 장니는 말을 탄 사람이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말 안장 양쪽에 늘어뜨려 놓는 기구다. 왜냐하면 '천마도장니'는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포개어 누빈 판 위에 그린 건데, 이게 유기물이잖아요. 천년동안 습기가 많은 땅 속에 뭍혀 있었던 건데 이것이 갑자기 건조되면 그대로 싹 가루가 되어서 흩어질 수.. 2022. 10. 10.
큐레이터의 딜레마 - 전시 연출의 방향성 미술관이 미술품의 전시실이라기 보다는 역사 교과서가 되어가고 있었다. 전시 자체에 대해서 이스트레이크는 이사회에 대해 "그림의 크기나 질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벽을 채우기 위해서 어떤 높이든 간에 빈 곳을 모두 메워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하였다. 내셔널 갤러리에서는 1887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한 줄로 작품을 걸게 되었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유파를 묶고 그림들을 눈 높이나 그보다 약간 높게 걸며 때로는 미학적으로 균형을 맞추어 유파들을 전시한다는 원칙은 1980년대까지 대부분의 공공 미술관에서 디스플레이의 원칙이 되었다. 현대 독일 작가 토마스 스트러스가 찍은 (1989)에는 우연하게도 초원의 성모가 담겨 있는데 이러한 역사적·미학적 디스플레이의 성격을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 2022.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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