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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anJo's Curio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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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문화, 문학, 예술17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장마 - 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詩: 박 준 그곳의 아이들은 한번 울기 시작하면 제 몸통보다 더 큰 울음을 낸다고 했습니다 사내들은 아침부터 취해 있었고 평상과 학교와 공장과 광장에도 빛이 내려 이어진 길마다 검다고도 했습니다 내가 처음 적은 답장에는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질식사나 아사가 아니라 터져 나온 수맥에 익사를 합니다 하지만 나는 곧 그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새로 적었습니다 - 박준 지음, 2018,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문학과 지성사, 48-49쪽.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8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2013년 신동엽문학상을, 2.. 2022. 9. 15.
일본인의 배수진(背水陣), 중국인의 배수진(背水陣) 병법 중에서 背水之陣(배수지진)*에 대한 일본 학자의 해석 * 한신이 쓴 기책 - 강을 등지고 싸우다 는 따위의 표제가 스포츠 신문의 톱기사로 잘 나온다. 그처럼 이라는 말은 널리 쓰이고 있는 듯 보인다. ** 나가시마 시게오(長嶋 茂雄)감독이 맡고있던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트 야구팀을[1975~1980, 1993~2001] 말한다. 그 뜻은 물론, 궁지에 몰린 사람이 죽음을 각오하고 반격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그렇다면 이 말은 중국인보다는 일본인에게 더 어울릴 것 같다. 왜냐하면 궁지에 몰린 자의 비장함이 여지없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인다. 중국인에게는 궁지에 몰렸다는 비장감이라는 것이 없다. 적어도 일본인처럼 비장감에 자기도취되는 일이 없다. 첫째로는 중국인이라면 그런 궁지에 몰리기 이전에 어떤 수로든지.. 2022. 9. 12.
문자의 탄생과 인류 문명의 시작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짐승처럼 광활한 대지 위를 말없이 떠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수천 년의 시간동안 모든 것을 다 갖추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문자를 이용하여 수백만 년 동안 내뱉은 소리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수학의 추상적 계산을 이용하여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왔던 대지와 별들, 심지어 왠지 모르지만 곧 생기게 될 필요한 사물들을 감지하기 시작했으며, 수백만 년 동안 함께 생활하며 더없이 익숙해진 사물들을 물리학적 각도에서 보면서 엄청난 흥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또한 둥글고 한 점만이 그릇에 닿는 회전바퀴를 이용하여 도기를 제조하고, 우물에서 물을 길었으며, 수레를 이용하게 됐고, 천을 짤 줄 알게 되었으며, 온갖 생각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눈앞에 있지도 않고 당장 급하지도 않지만 스스로 큰일.. 2022. 9. 1.
공예의 가치, 예술의 가치 목수에게 목공은 과정에 불과할 뿐 목적이 아니다. 목수의 목적은 유용하고 아름다운 가구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아닌 타인의 유용함을 파악하고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에서 공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일 수밖에 없다. 목수가 손에 연장을 들고 나무를 깎기 시작할 때는 이미 전체 과정의 70%는 끝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실제 나무를 만지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대강 30% 정도의 변경과 수정이 이루어진다. 이 30%가 목수의 가구를 디자이너나 가구회사의 그것과 구별된는 정체성을 갖게 하지만, 연장을 들기 전 이미 큰 그림은 잡혀있는 것이다. 내가 나만의 서재를 유지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별 볼일 없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가 되었을 것이다. 내게 서재와 공방은 별도의 공간이 아니다. 서재는 공방의 연장이.. 2022. 8. 31.
양복에 흰 양말을... 작가 카뮈는 패션 테러리스트? 20세기 프랑스 문단의 총아, 행동하는 지성, 출간 즉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소설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는 나의 롤모델이다. 1957년 44세의 카뮈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한림원의 설명처럼 "우리 시대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라서... 는 아니고(감히 언감생심), 카뮈 전기에서 우연히 읽은 한 대목에 반해 그를 마음 속 패션 구루로 모시게 되었다. 나를 감동케 한 대목은 이랬다. 어머니가 결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고 묻자 카뮈는 하얀 양말 한 다스라고 대답했다. 당시 카뮈는 흰 양말만 신고 다녔다. _ 허버드 R. 로드먼, 『카뮈, 지상의 인간』 인생 최초의 인륜대사를 앞둔 스물한 살 카뮈의 선택은 양말이었다! 이태리제 고급 원단으로 재단한 맞춤 양복 한..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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