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우수한 인재를 알아보는 방법

 
지금까지 많은 경영자와 조직의 리더들을 만나면서
부하 직원이 어떻게 일하는 사람인지,
또 무엇을 보고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회의 시간에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을 통해서
직원을 평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
이미 포장된 상태에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사진: Unsplash 의 logan jeffrey

 
저는 ... 부하 직원들과 간담회나 점심식사를 하면서
지금 하는 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그런지 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의견을 청취하는 편입니다.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부르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안건도 없이 그냥 맨 몸으로 오게 하는 것이지요.
...
 
안건을 정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자료도 없고 사전 회의도 있을 수가 없겠지요.
... 최소한 그 사람이 평소 자신의 업무에 대해 어떤 고민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는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팀장과 팀원을 함께 불렀을 때 팀원이 자신의 의견을 밝히려는데,
팀장이  ...  팀원의 말을 가로막습니다.
이와 같은 빈도가 잦다면 그 팀장은 부하들의 언로를 차단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추측하고
향후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서 진면목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

사진: Unsplash 의 Felicia Buitenwerf

 
임직원의 실력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은
질문을 해보고 답변을 들어보는 것입니다.
...
 
좋은 리더는 좋은 질문을 던집니다.  ...
어떤 조직의 구성원들이 수준에 못 미치거나
형편없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면
그 조직의 리더가 바로 그렇기 때문입니다.
보는 눈이 없기 때문에 옥석을 가리지 못한다는 증거입니다.
 
그럼 어떻게 질문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이미 어딘가에 저장된 정보를 요구하는 질문은 썩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  ...
대답하지 못한 사람은 야단을 맞거나 창피를 당할 것입니다.
이런 모습을 본 다른 직원들은 다음부터는 숫자 외우거나
자료를 만드는 데 많은시간을 사용할 것입니다.  ...
숫자 외우기의 달인이 가장 유능한 인재로 대우받는 것이 정상일까요?
 

사진: Unsplash 의 Vardan Papikyan

 
반면에 좋은 질문은 대답하는 사람이
자기만의 논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대답할 수 없습니다.
 
가령, “앞으로 무엇을 개발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까?",
"시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년 시장 동향은 어떻게 변할까?" 같은 질문입니다.
 
이런 내용은 절대 단답형으로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이지요.
중요한 것은 단답형 대답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생각하게 하는 질문은 어렵지만 좋은 질문이지요.
 
이렇게 질문과 대답을 이어가다 보면 리더는
그가 문제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지,
체계적으로 하는지, 뭉뚱그려서 하는지 등등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
 
... 리더 또한 평소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정곡을 찌르는 근본적 질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
 
권오현 지음, 김상근 정리, 2018, 『 초격차 : 리더의 질문 -
위기와 기회의 시대, 기업의 길을 묻다 』, 샘앤파커스, 148-153쪽.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학사와 KAIST 석사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를 받았다.
1985년 삼성전자 입사 후 33년간 재임하며 반도체총괄 사장,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초격차』, 『초격차: 리더의 질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