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요식업 사업가, 김승호 회장의 마음 가짐
1983년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
나는 명함을 하나 만들었다. ...
처음 시도한 것은 1980년대 초,
당시에 한창 붐이던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주변 상가들을 소개하는 무료광고지를 만들었다.
그러나 젊은 사업가로서의 3대 요소인
배짱, 아이디어, 건강한 다리는 있었지만
진짜 사업가의 3대 요소인
자본, 경험, 기술이 없었던 나는
두 달 만에 첫번째 사업을 접고 말았다.
...
시흥동 산꼭대기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 내려오면서도
수많은 생각이 머리 속을 꽉 채웠다.
'형제슈퍼는 좌판이 틀렸어.
앞쪽이 낮고 뒤쪽이 높아야 물건이 다 보이지.
그리고 손님들이 대부분 오른쪽 코너 길에서
들어오는데
왼쪽 코너에 좌판이 위치하고 있잖아.
상품을 세워 진열해야지 눕혀놓으면 안 되지. ...
대평식당 아줌마는 꼭 손님 테이블에서
채소를 다듬는단 말이야.
저건 손님 영역하고 주인 영역이 구분도 없고
장사가 안 된다고 광고하는 꼴이지.'
...
남의 장사를 흉보며 배운 아이디어는
미국에서 내 장사를 시작했을 때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흑인 동네에서 처음 일할 때는
콜라를 싸게 팔아 돈을 벌었다.
캔 하나를 28센트에 공급받아
11센트 이익을 남기던 것을 20센트로 공급받기 위해
대량구매를 하고 5센트만 이익을 남겨 팔았다.
판매량은 8배 이상 올라갔고 덕분에 다른 상품도
같이 팔려나갔다.
조그만 가게를 직접 운영하면서 진열대의 위치나
상품 페이스의 숫자에 따른
매출 변화를 지켜보는 건 정말 재미있었다.
같은 상품이라도 작은 특성을 살려,
계획없이 들어온 고객의 주머니를 터는 재미가
장난처럼 신이 났었다.
...
이런 마케팅과 상품에 대한 관심은 어느 날
크로거에서 처음으로
어떤 회사가 만들어놓은 김밥을 보던 날에도 이어졌다.
변두리에 위치한 크로거 매장 중 하나에 어떤 회사가
김밥을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었던 것이다.
공간이라고는 겨우 여섯 개를 진열할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 그 이유와 조건이
무척 궁금했다.
겨우 요만한 자리를 갖고도 요리사를 보내
김밥을 만든다면
김밥 자체는 상품성이 좋은 것이다.
만약 판매 형태에 대한 보완만 가능하다면
이 제품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시간 이후부터 나는,
머리 속에 미국 지도를 펼쳐놓고
전국에 내 비즈니스가 번져가는 상상을 시작했다.
...
- 김승호 지음, 2010, 『김밥 파는 CEO』, 황금사자, 35-37쪽.
김승호
한인 기업 최초 글로벌 외식 그룹인 SNOWFOX GROUP의 회장
1987년 대학 중퇴 후 미국으로 간 뒤,
흑인 동네 식품점을 시작으로
이불 가게, 한국 식품점, 지역신문사, 컴퓨터 조립 회사,
주식 선물거래소, 유기농 식품점 등을 운영하며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던 2005년, 6억 원에 분납 조건OWNER FINANCING으로
식당 체인을 인수한 후 미 전역에
1,000여 개의 매장을 오픈했다.
이후 영국, 캐나다 등의 연관 업체들과의 합병을 통해
전 세계 11개국, 총 3000여 개가 넘는 매장과 유통망,
임직원 10000여 명의 그룹사로 성장했다.
외식 기업 이외에도 출판사와 화훼 유통업과 금융업,
부동산업의 회사를 소유하고 있고,
한국 사장학교를 통해 수 천명의 사업가 제자들을
양성했다.
저서로는 『자기경영 노트』, 『김밥 파는 CEO』,
『생각의 비밀』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과 『돈의 속성』,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