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미술관, 라키비움

박물관이 어떤 전시를 할까 결정하는 과정

후안조 2022. 10. 22.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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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제를 선정해야 한다.
 
전시 주제는 큐레이터가 진행하고 싶은 전시 기획안을 제출하면
이를 내·외부적으로 검토하여 정한다.
 
제안자인 큐레이터가 전시 주제와 목적, 방향성, 대표 작품,
타깃층, 관람객 목표 등을 정리해 프레젠테이션 하고
참석자의 질의 응답 절차를 거치면 올해, 혹은 이듬해의 전시가 선정된다.
 

 
전시 중에는 자체 기획 외에도 국내외 기관과의 연합전,
외부 기획사의 큐레이팅을 가지고 와 전시하는 일종의 대관전도 있다.
또 국외에서 전시한 적 있는 유명 전시를 국내로 가지고 와 공개하는 투어링 전시도 있다.
투어링 전시라 하더라도 전시 공간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 큐레이팅을 통해 국내 사정에 맞추어 재구성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지역 사회에서 네트워킹 강화를 위해 공공 주최하는 전시도 있다.
이를 '지역전'일 부르는데, 지역 주민의 관심사나 문화적 전통이
전시 주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지역전은 시·군·도의 지자체나 문화재연구소, 발굴기관과
협업으로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의 발굴 유물을 모아 공개하는 발굴성과전이나
각 기관의 소장품을 모아 특정 주제를 재편성하는 전시도 있다.
 
큐레이터 개인의 기획과 별개로 진행하는 전시도 있다.
왕조의 변화, 주요 역사적 사건의 ○○주기, 위대한 작가의 '탄생 ○○주기', '서거 주○○기'와 같은 전시가 이에 해당된다.
역사적으로 기념할 만한 일이나 시의적 주제는 박물관 큐레이터라면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자신의 기획주제로 전시를 안 해본 큐레이터는 있어도 이런 전시를 안해본 큐레이터는 없다.
시의적 주제를 맞닥뜨릴 때면 기념할 일은 왜 이리도 자주 돌아오는지 우리끼리 푸념하기도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정 수립 100주년 기획전 포스터

 
떨어진 전시의 경우 준비 기간이나 기획라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더 어렵다.
이런 전시일수록 무엇보다 '지금, 여기'에 주안점을 두고, '왜 이 주제인가'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 전시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현대적 의미를 되새긴다.
자신을 설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관람객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전시 기획의 과정은 어느 순간 설득과 변론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베후 사정이 각양각색인 전시들은 그 종류와 태생의 차이만큼 의도하는 점도 제각각이다.
 
정명희 지음, 202, 『한번쯤, 큐레이터, 사회평론아카데미, 98-17.
홍익대학교에서 한국미술사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기념 특별전 《영혼의 여정》을 비롯해
《꽃을 든 부처》, 《대숲에 부는 바람, 풍죽》, 《공재 윤두서》,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 등 크고 작은 국내외 전시를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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