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라이프스타일

책상이 있는 사람이 진짜 부자입니다

후안조 2022. 10.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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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중심은 책상이다.

 

책상은 서재의 문패와도 같다.

책상이 있다면 그 공간을 서재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가장 완벽한 서재는

책상 하나가 놓인 적절한 크기의 텅 빈 공간일 것이다.

 

 

책장이 인풋의 장치라면 책상은 아웃풋의 도구이다.

책장이 인트로라면 책상은 메인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책상은 '나'라는 주체성의 기물적 상징이다.

독립된 인간은 반드시 자기만의 책상을 소유해야만 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당신에게 바라는 바를

단 하나만 말하라고 한다면,

"어떻게든 당신만의 책상을 가져라!"이다.

 

당신만의 책, 당신만의 노트, 당신만의 연필, 당신만의 지우개,

당신만의 스탠드 조명을 둘 수 있는 당신만의 책상.

 

 

목수로서 버지니아 울프의 선언을 빌려 말하자면 이렇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해야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한 가지 의견, 즉 인간이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책상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돈과 자기만의 방이 여성이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임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갖기란 버지니아 울프의 선언에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몹시 지난한 일이다.

 

우리가 최우선으로 소유해야 할 것은 '책상'이다.

 

 

어떤 책상이든 상관없다.

인간은 책상을 소유하고부터 자신을 돌아보고 손끝을 움직이게 된다.

 

다시 한번 시인 이상의 말을 빌려 부언하자면,

책상이 없는 사람은 재산이 없는 사람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사람이다.

 

 

김윤관 지음, 2017, 『아무튼, 서재, 제철소, 35-36.

목수木手.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치가나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기자나

세상을 구하겠다는 활동가가 아니라 그저 작은 소용이 닿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

작가나 예술가가 아닌 그냥 목수 아저씨.

이름 뒤에 붙는 목수라는 명칭에 만족한다.

소명 없는 소소한 삶에 어울리기 때문이다.

낮에는  김윤관 목가구 공방&아카데미에서 가구 만들기와

예비 목수 양성에 힘쓰고, 저녁에는 서재에서 텔레비전을 껴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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