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정리나 청소를 하고있는 당신...

후안조 2022. 9. 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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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시험 전날 공부는 안되는데 그 바쁜 와중에 정리가 마구 하고 싶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정작 공부는 뒷전인채 책상 위에 쌓인 프린트를 정리하고,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교과서를 정리하다가,
결국 이를 멈추지 못하고 책장의 책을 새로 정리하고, 책상 서랍의 문구용품까지 전부 꺼내서 정리하고,
그런다가 어느 사이에 새벽 2시가 되어버린 걸 깨닫게 된다.


책상 주위까지 깨끗해졌을 즈음, 이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지만
그때부터 잠이 쏟아지면서 꾸벅꾸벅 졸다가 파뜩 정신을 차리고 보면 새벽 5시가 되어있다.
그제야 바짝 정신을 차리고 공부를 시작한다.
이는 다름 아닌 나의 체험담으로 시험 전날만 되면 늘 반복하던 일이었다.

시험 전날 '정리하고 싶다'는 충동은 정리에 흥미가 있는 나뿐만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현상이다.
시험 전날 말고도 꽤 다급한 상황에 처하면 정리가 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너무 정리가 하고 싶은 경우, 그것을 방을 정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마음이 불편한데,
눈앞이 어수선해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결과적으로 공부와 정리의 우선 순위가 바뀌는 것이다.


그 증거로 시험 전날 정리하고 싶은 충동이 시험이 끝난 후에도 계속 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시험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면 전날 밤의 정리에 대한 열정은 깨끗이 사라지고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시험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문제가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수선한 방을 정리하는 것 만으로 마음의 혼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방을 깨끗이 정리하면 일시적으로 기분도 상쾌해진다.
바로 이것이 함정이다.
마음을 어지럽히 진짜 원인은 해결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매번 물리적인 정리만 하면서 심리적인 정리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한 채
일시적이 상쾌함에 속아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시험 때마다 한밤중에 정리를 했던 나는 공부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항상 그 결과는 비참했다.


여기서 정리 이전의 문제인 '방이 흐트러진 상태'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자.
원래 방은 저절로 어지럽혀지지 않는다.
그 방을 사용하는 자신이 어지르는 것이다.
'방의 흐트러짐은 마음의 혼란'이라는 말이 있는데,
흐트러진 상태는 물리적인 것 외에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고
그것이 눈 앞의 어수선함에 가려지는 상태이다.
즉, 어지르는 행위는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돌리기 위한 인간의 방위 본능이라는 것이다.

'너무 깔끔한 방은 웬지 더 불안하다'라는 경우는 그 불안함과 진지하게 마주하다 보면
신경이 쓰이는 진짜 문제가 떠오른다는 의미이다.


정리를 해서 방이 깨끗해지면 자신의 기분이나 내면과 직면하게 된다.
외면했던 문제를 깨닫게 되어 좋든 싫든 해결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정리를 시작한 순간부터 인생도 정리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결과 인생도 크게 변화한다.

그래서 정리는 한 번에 단기간에 끝내야 하고,
그럴수록 자신이 마주해야 할 문제에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정리는 단순한 수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정리를 한 후에 어떻게 생활하는냐가 진정한 목적이다.


- 곤도 마리에 지음, 홍성민 옮김, 2012,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더난출판사, 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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