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부임한 상사 아래서 살아남는 방법
직장생활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경우 중 하나가 함께 일하던 상사가 떠나고
새로운 상사가 그 자리를 채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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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CEO가 바뀌면 임원들은, 또 경우에 따라서는 팀장급까지도 커다란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회사의 안정성을 위해서 기존 임원진을 유지하려는 CEO도 있지만 대개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기 위해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는 임원들 몇몇은 자신과 잘 맞는 인사들로 교체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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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새로운 CEO의 판짜기는 취임 후 1~2개월 안에 이루어진다.
즉, 새로운 판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넣기 위해서는 이 기간 안에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의] 케인 코빈 교수는 새 CEO 밑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며 이렇게 조언한다.
'새 CEO가 올 때 휴가 가지 마라.'
'먼저 나서서 새 CEO를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라.'
'변화를 수용하라.'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데도 막상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 앞에서 이를 잘 지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여전처럼 하던 대로 하는 것을 가장 편하게 느끼고 변화를 불편하게 느끼는 관성이 큰 탓이다.
그러나 CEO가 바뀌면 적어도 1개월 안에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남아서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피력하던가 아니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당신이 새로운 CEO의 입장이 되어 임원들을 바라본다고 치자.
다가와 함께 하겠다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회사를 떠나겠다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가 얼마나 불편하고 성에 안 차겠는가.
'저런 사람에게 계속 임원이라는 중책을 맡긴다면 회사가 잘 돌아갈 리가 없지'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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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바뀌면서 헤드헌팅 회사를 찾아오는 임원들의 대다수는
자신의 의사에 따라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아니다.
자신은 처음부터 회사를 떠날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떠날 준비는 더더구나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 그들은 새로운 CEO가 말만 하면 언제든지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보여줄 생각이었다.
새 CEO가 큰 문제를 가진 사람만 아니라면 언제까지도 회사에 남아 충성을 다할 각오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생각지도 않게 회사를 떠나야만 했던 것일까?
새로 온 CEO는 그들에 대해 알지 못한다.
또한 그는 외로운 존재다.
먼저 자신을 알리고 손을 내밀어야 하는 쪽은 새 CEO가 아니라 기존의 임원들인 것이다.
이런 현상이 사장과 임원들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님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임원과 팀장들, 팀장과 팀원들 사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조직의 하부 단위로 내려올수록 상사와 아랫사람간의 관계는 더욱 일상적이고 긴밀해진다.
그런 만큼 상사가 바뀐다는 것은 직장생활 전체가 완전히 달라지는 조건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새로 부임한 상사가 자신과 나이나 입사 시기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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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건 상사가 바뀌면 늦어도 60일 안에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를 나의 상사로 온전히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떠날지를.
그와 함께 가겠다고 결정했다면 적극적으로 그의 편이 되어야 한다.
그를 지지하고 그의 업무지시에 충실이 따라야 한다.
그럴 수 없다는 판단이 서면 다른 부서, 다른 직장을 찾아 빠른 시일 내에 떠날 준비를 서둘러라.
당당하게 그리고 세련되게 업무를 매듭짓고 새로 옮겨갈 자리를 알아보라.
가장 나쁜 것은 떠날 생각도 없으면서, 갈 곳도 없으면서 상사와 소원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 사람이 될 가능성이 없다면 내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멀찍이 겉도는 사람을 그대로 놔두면
조직의 분위기가 점점 더 이상해지고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질뿐더러
자신의 리더십이 손상될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겠는가?
당신이 상사라면 과연 그런 사람을 마냥 배려하며 감싸안기만 할 수 있겠는가?
신현만 지음, 2009,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위즈덤하우스, 164-167쪽.